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몸과 마음이 쉽게 무너져내리는 사람들이 많다. 가을이 되면 우울한 기분이 드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지만, 만사가 귀찮고, 쉽게 피곤함을 느끼고, 잠이 잘 오지 않고 부정적인 생각이 수시로 들면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우울증 정도가 심하면 항우울제를 복용해야 하지만, 가벼운 우울증은 약 없이도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도움되는 방법들이 많다. 그 중에서 9가지 대체요법들을 집중분석했다.
운동 _ 운동은 기분을 조절하는 뇌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등의 변화를 가져와 우울증을 완화시켜주는데 도움이 된다. ‘러너스 하이’라고도 하여 달리는 고통 뒤에 찾아오는 고요한 기쁨의 상태를 유발하는 것도 운동을 통해 엔도르핀과 같은 호르몬이 방출되기 때문.
전문가들은 일주에 3~5번 정도 20~30분가량의 운동을 해 주면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에어로빅, 트레드밀에서 빨리 걷기 등이 제일 좋다. 어떤 운동이든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낫다.
광선 요법(Light therapy) _ 우울증이 쉽게 오는 사람들에게는 낮이 짧고 밤이 긴 가을, 겨울에 ‘계절성 기분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바로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합성에 필요한 햇빛이 여름에 비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이럴 땐 야외에서 햇빛을 쬐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주는 라이트 박스 옆에서 치료를 받는 ‘광선 요법’이 도움이 된다. 대개 하루에 15분쯤 쬐는 것으로 시작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2시간 정도로 시간을 늘린다.
빛을 쬐는 시간은 증상의 심각도와 빛의 세기를 감안하여 개인에게 맞게 의사가 처방한다. 단 며칠만 광선 요법으로 치료해도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기분 일기(Mood diary) _ 감정의 응어리들이 활동을 개시할 때 쉽게 감정의 포로가 될 때가 많다. 평소 부정적인 생각이 자주 드는 사람은 기분 일기(mood diary)를 써 보는 것도 좋다. 최근 감정도 좋고, 해묵은 감정도 상관이 없다. 왜 그런 기분을 갖게 됐는지,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았을지를 적어보는 것이다. 사실을 인정하고, 자신을 용서하거나, 전문가를 찾아가 조언을 구하거나, 감사하거나 배울 점을 적어본다. 이와 같은 기분 일기는 자신을 제 3자의 입장에서 관찰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꼭 매일 기분 일기를 작성해야 한다고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것 또한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면 충분하다.
침(Acupuncture) _ 한의원에서 맞는 침도 우울증에 도움이 되는 대체요법 중의 하나. 미국 아리조나 대학에서 우울증이 있는 33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침을 놓아 실험한 결과, 64%의 여성이 침을 맞고 나서 우울증이 좋아졌다. 의학 저널 ‘정서장애(Affective Disorders)’에는 심한 우울증이 있어 이미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는 70명의 참가자에게 침을 놓은 결과, 증상이 많이 호전됐다는 연구 결과가 실린 적도 있다.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_ 우울증에는 약 외에도 여러가지 치료법들이 동원되는데, 그 중에서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는 매우 정교화된 행동 교육 방식이다. 이 치료법은 생각이 감정을 유발시킨다는 사실에 근거를 두고 있다. 즉,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생각을 인지하고, 긍정적으로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만으로도 뇌 활동을 변화시켜 상황에 대한 반응을 바꿀 수 있다고 본다. 인지행동치료는 10~20회 세션으로 단기간에 끝날 때가 많다. 우울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약물보다도 효과적이다.
어유(Fish oil) _ 연어, 아보카도, 참치, 청어 등에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도 우울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이와 같은 어유(Fish oil)에 관해서는 아직 확실히 결론이 난 것은 아니지만 오메가-3 지방산이 결핍될 경우 특히 출산 후와 같은 기간에는 기분 장애나 우울감 등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오메가-3 지방산 섭취가 풍부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우울증 발생 비율이 낮은 경향이 있다.
명상(Meditation) _ 호흡과 관조를 통해 내면의 성찰을 유도하는 명상은 우울증과 같은 기분 장애를 다스리는 데 효과적이다.
명상의 우울증 완화 효과를 입증하는 실험도 있다. 우울증 때문에 약을 복용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쪽 그룹은 약을 계속 복용케 하고, 다른 쪽 그룹은 명상요법을 시행해 비교분석한 결과, 명상 그룹이 항우울제를 복용한 그룹만큼이나 증상 완화 효과가 있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약을 복용한 그룹은 60%가 우울증이 재발된 반면, 명상을 복용한 그룹은 47%에서 재발이 나타났다.
요가(Yoga) _ 신체의 긴장완화와 이완을 가져와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주는 요가도 천연 ‘항우울제’가 될 수 있다. 정신적인 고통과 중증 우울증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요가를 시켰더니 스트레스, 적대감, 분노, 우울감 등이 감소되고 에너지와 수면의 질 등이 향상됐다는 외국 연구 결과도 있다.
세인트 존스워트(St. John's wort) _ 세인트 존스워트(서양고추나무)는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지만 서양에서는 항우울제를 대신해 기분전환, 우울증 치료에 많이 사용되는 천연 허브다. 미국에서는 항우울 효과를 인정받아 ‘해피 허브’로도 불린다. 미국 통합대체의학 국립센터에서 37편의 논문을 비교분석한 결과, 세인트 존스 워트가 경도 우울증을 완화시켜주는데 항우울제만큼이나 효과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단, 주의할 점은 세인트 존스 워트는 특정 약물과 병용할 경우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는데, 함께 먹지 말아야 할 약물로는 피임약, 에이즈 치료약, 와파린이나 쿠마딘 같은 항응고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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